별다른 대사 없이 눈빛 연기 만으로 공허함을 표현하는 이세영
산이 승은 내리지만 하나도 안 기쁜 덕임.
산이 품에 안겨서 있지만 기쁘지 않다. 감히 왕 앞에서 자신을 좀 놔달라고 한번 더 간청하지만, 산은 오늘 밤마저 거절당하면 영원히 안보겠다 선언 한다. 덕임도 왕을 연모하는 마음은 있기에 그 마음을 받아들이지만. 앞으로 펼쳐질 일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새벽에 혼자 애틋함 폭발 하는 덕임
어때 보여?
내가 전하를 연모하는 것 같아
이것만은 확실해, 내가 전하를 연모한다면
그 사실을 전하만은 절대 모르시게 할 거야
그냥 쓸데없는 허세 같은 거야
그래도 내가 지금 유일하게 선택 할 수 있는 일이고
그런 허세라도 없으면 좀 괴로울것 같아.
자신이 가진 모든 걸 내려놓은 덕임이 얻은건 산
하지만 그마저도 온전한 산이 아니지만..
필사를 하고 궁안을 함께 휘젓고 다니던 덕임이는 이제 더이상 친구들과 함께 궁밖으로 나가 자유를 즐기는데 함께 하지 못한다.
정조의 여인으로서의 삶을 택하나 그 순간부터 이전의 자유롭던, 본인의 천성에 맞던 삶과는 안녕을 고하게 되면서, 할 수 있는건 가만히 자신의 자리에서 정조를 기다리는 것밖에 없고, 그마저도 자신의 삶을 온전히 내어주지만 정조를 온전히 가질 수는 없었다.
부디 다음 생에서는 신첩을 보시더라도 모르는 척 옷깃만 스치고 지나가 주시옵소서. 전하를 원망하는 것이 아니옵니다. 미워하는 것도 아니옵니다. 그저 다음 생에는 신첩이 원하는 대로 살고 싶은 것이옵니다. 아직도 모르시옵니까? 정녕 내키지 않았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멀리 달아났을 것입니다. 결국 전하의 곁에 남기로 한 것이 제 선택이었음을 모르시옵니까.
궁인들의 다양한 삶을 보여주면서 승은을 입으면 후궁 혹은 중전이 되어 왕의 여인이 되고 사랑이 이루어지면 끝 이였던, 기존의 궁궐 속 여인들에 대한 모습에 다른 생각을 한번쯤 가지게 했던것 같네요.
덕임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궁안에서 산이를 기다리는 일 뿐 이다. 홀로 있는 시간이 늘어날 때마다 자꾸만 마음 속으로 셈 을 해보게 된다 이곳에서 나는 무엇을 얻었을까...무엇을 잃었을까..이세영의 눈빛 으로 공허함, 처연함. 덕임이가 느끼는 감정들이 느껴지면서 이세영의 연기에 다시한번 감탄 하게 되는 장면 이었습니다.
뱃 속에 아이가 있으니 잘 이겨내자고 마음먹으며, 절망 속에서도 서로 다독이지만 결국 덕임 자신도 아들과 친구 곁으로 가고 만다. 산은 덕임이 죽기 전까지 덕임의 사랑을 갈구했고.. 덕임은 아직 모르겠냐며 자신이 선택해서 왕 곁에 있었다고 말하며 아들과 친구 곁으로 떠납니다.
그리고 수십년이 흐르고 왕이 생사의 기로에 섰을 때, 덕임은 그 꿈에서 아직은 아니라고 돌아가라고 말하지만 산은 덕임과의 영원을 택함
산에게 돌아가라고 3번이나 말하는 덕임.
꽃구경일랑 나중에 하십시오. 빨리 가셔야 하옵니다. 모두가 전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덕임아 오랜 세월이 흘렀고 가끔씩 나도 잘 모르겠다 생각했어 니가 정말 그리운건지 아니면 지난 세월이 애틋하게 미화된건지 이제는 안다. 나는 널 그리워했고 너와 함께했던 시절을 그리워했어. 두 번 다시 이 손은 절대 놓지 않는다.
그리하지 마옵소서 아직은 돌아가실 수 있습니다.
전하께서 마땅히 돌아가셔야 할 곳으로 돌아가십시오.
좋은 임금이 되셔야지요. 평생을 그리하셨듯.
마지막 엔딩
순간은 곧 영원이 되었다.
산이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온 이산과, 보는 사람에 따라 각자 받아들이는 결말이 다를수 있는 열린결말 이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요. 산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했던 순간. 이 순간이 영원하기를. 이승이 아니라 저승에 문턱에 온 이산. 그리고 덕임과 함께 하기로 결정한 이산.
옷소매 붉은 끝동 연출
노란귀주머니는 산에게 필부(지아비)로서의 온전한 사랑을 받고 싶은 덕임이의 기대 였는데요.
성덕임이 궁에서 쫓겨났을때 청연군주 청선군주(이산 여동생들)과 함께 귀주머니를 만들었는데 군주들은 자기 남편주려고 만들면서 덕임이한테 누구주려고 만드냐고 물었는데 줄 사람 없다고 대답했었지만 덕임은 이산 주려고 만듬.
회임 소식 전할때 주려고 했지만 산이는 왕의 역할을 하느라 덕임이 옆에 있어주지 못했고, 전해주지도 못하고 죽어서 유품상자에 담겨졌는데 유품상자에는 이산과 관련된 추억의 물건들, 그중에서도 맨 위에 올려져있었는데 이산은 사소한 종이조차 다 기억하면서 귀주머니는 받은 적이 없으니 별다른 추억이 없어 떠올리지 못하고 그냥 내려놓게 됩니다. 그러니까 귀주머니는 덕임이가 산이를 사모하는 마음이 담겨있는데 살아생전 전하지 못하고 또 뒤늦게 전해졌어도 산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된거죠. 사소하지만 디테일한 연출이었습니다.
실제로 정조의 승은을 두 차례 거절했던 의빈 성씨, 옷소매 붉은 끝동 속 덕임
사료에 따르면 의빈 성씨는 정조가 왕으로서는 이례적 으로 묘비명과 제사문에 사랑한다는 표현을 쓴 여인 으로 기록 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의빈 성씨는 정조의 승은을 두 차례나 거절했다고 합니다. 기분이 상했던 정조가 의빈의 하인을 혼내자 비로소 정조의 승은을 받아들였고의빈 성씨는 정조와의 사이에서, 순조의 이복형이 되는 문효세자 등 1남1녀를 낳았습니다.
옷소매 붉은 끝동 에서 역시 여주인공 성덕임(이세영)을 매우 당당하게 그리고 있는데, 수동적인 궁녀가 아니라 현대적 의미를 갖는 여성 캐릭터로 묘사해도 잘 어울립니다. 이산을 사랑하지만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주체적 여성으로 왜 연모하면 후궁이 되어야 돼요? 전 그렇게 살고 싶지 않은데. 후궁이 돼서 무슨 좋은 꼴을 본다고. 새로운 여인들이 날마다 줄줄이 굴비처럼 들어올 걸요. 모두가 내로라하는 사대부가의 여식일 거고, 젊고 어여쁠 거고 그 꼴을 보면서도 입도 벙긋 못하고 참고 살아야 되는데. 그게 후궁 팔자인데 왜 그렇게 살아야 돼요?
저하가 소중해요. 하지만 전 제 자신이 제일 소중해요. 그러니까 절대로 저 자신을 고통 속에 몰아넣지 않을 거예요. 제대로 가질 수 없는 거면 차라리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게 나으니까. 서상궁이 그런데 왜 울어라고 묻자 덕임은 저하께서 무사하시지 않으니까요. 저하께선 오로지 좋은 임금이 되기 위해 평생을 노력하셨어요. 평생동안 노력했는데 모든 게 한순간에 수포로 돌아가고 목숨까지 위태로워지셨어요. 저하를 돕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라며 이산을 걱정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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