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잇리뷰

경기도 평택시 평택항 부두 내에서 적재물 정리작업을 하다 개방형 컨테이너에 몸이 깔려 숨진 대학생 이선호군은 신컨테이너 부두에서 수출입되는 컨테이너의 동.식물 검역 업무를 아버지와 함께 1년 넘게 해왔었는데요.


사고 당일 자신의 업무도 아니였던 컨테이너 바닥에 있는 나무조각과 이물질을 제거하란 지시를 받고 작업을 하던 중에 동료가 접고 있던 맞은 편 날개의 반동으로 인해 이선호씨가 있던 컨테이너 날개가 접히면서 300kg 넘는 무게에 그대로 깔려 사망한 사건 입니다.



피해자의 친구의 청원 동의 글

300kg 컨테이너에 깔려 돌아가신 이선호군의 안타까운 죽음 > 대한민국 청와대

나라를 나라답게, 국민과 함께 갑니다.

www1.president.go.kr




경기도 평택시 평택항 신컨테이너화물터미널 앞에서는 이씨의 유가족과 친구들, 민주노총 평택 안성지부와 정의당 경기도당, 진보당 경기도당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 이선호군 산재 사망사고 진상 규명촉구 기자회견이 있었는데요. 사고가 어제 막 일어난 게 아니라 최소 2주 이상 근 한 달이 지난 사건입니다. 사고 2주거 지났지만 유가족은 진상 규명을 호소하며 2주째 빈소를 지키고 있습니다.



사건전말

이선호군은 지난달 22일 오후 4시10분경 평택항의 부두에서 용역회사 지시에 따라 컨테이너 바닥에 있는 이물질 청소 작업을 하다가 300㎏가량의 개방형 컨테이너(FRC)의 뒷부분 날개에 깔리는 사고 가 있었는데요. 여기서 문제는 사고가 난 지 한시간이 넘게 신고도 안하고 있다가 피해자의 아버지가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사고 당한 이선호 군

대학교 3학년생인 이선호 군은 제대 뒤 학비와 생활비를 조금이라도 벌려고 평택항의 용역회사에서 동식물 검역과 창고와 컨테이너 하역작업 아르바이트를 해왔다고 하는데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힘들어하는 친구들을 격려했고, 누나와 아버지를 걱정할 때는 눈물을 보일 정도로 착한 심성을 가졌다고 하는데요. 아버지 이씨도 하청업체 소속으로 작업반장 역할 등을 하면서8년째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선호군은 사고 뒤 15일이 지난 상황이지만 경기 평택시 안중백병원 장례식장에서 장례도 치르지 못한 채 누워있습니다.



사고가 난 이유는?

이선호군의 유가족은 아들의 죽음은 어쩔 수 없는 사고 때문이 아니라 안전관리 소홀 등 사전에 막을 수도 있었던 참극이라며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장례를 미뤘습니다. 이선호군은 처음 하는 작업인데도 현장에는 안전관리자, 신호수가 없었고, 안전장비도 지급받지 못한 상태에서 작업을 했기 때문에 안전관리 미흡에 따른 전형적 산재 사고 였다는 것입니다.



119 신고가 늦은 이유

이선호군이 무거운 철판에 깔려 숨이 끊겨 죽어가는 상황에서 현장에 있던 관리자들은 119 구조 신고보다는 윗선에 보고하는 것을 우선시했다고 하는데요.

주변에서 작업 중이던 하청업체 직원 A씨가 먼저 쾅 소리가 난 현장을 목격 했지만 무전기로 원청 소속인 B씨에게 상황을 알렸고 B씨는 다시 다른 담당자인 C씨에게 사고 소식을 전했다고 하는데요. 두 번의 연락을 거친 뒤에야 119에 신고가 접수되었고 1시간 이상이 지체 되었다고 합니다.

하청업체 직원 A > 원청 소속인B씨 > 담당자 C씨 > 119

​이선호군의 아버지는 왜 119에 바로 신고를 하지 않았느냐고 묻었고 이들은 잘못했다고만 반복했다고 하는데요. 보통 이 업계에서는 안전사고 관련 해서 119신고를 하지 말라는 식으로 교육을 받는다고 합니다.




죽은 아들을 발견한 아버지

작업 지시 내용을 전달해달라고 아들 에게 심부름을 보냈던 아버지는 오후 5시가 될 때까지 아들의 사망 사실을 몰랐다고 하는데요. 현장을 돌아보던 중 눈앞에 보이는 컨테이너가 바닥에 기울어져 있었고 컨테이너 아래는 엎드린 아들의 모습이 보였다고 하는데요. 그 모습을 보고 아들이 뭘 줍고 있나? 라고 생각을 찰나에 하다 그런 모습으로 줍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이거 뭐고. 죽은기가. 죽었나? 라고 말하고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증거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사진을 찍어 놓았다고 합니다.

이선호군의 아버지는 내 아들을 이렇게 보내지 않겠다. 사고 원인을 밝혀내고 책임자 처벌이 이뤄질 때까지 이 비열한 집단과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는데요.

이선호군 산재 사망사고 대책위원회는 이날 구의역 고 김군, 태안화력 발전 고 김용균 건설노동자 등에 이어 이선호군까지, 우리는 꽃다운 젊음의 죽음을 왜 막아내지 못하고 있는가라며 코로나 사망자 보다도 더 많은 사람이 비용절감이라는 논리 아래 비정규직으로 내몰린 채 위험의 외주화로 인해 죽어 나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선호 군 친구가 공개한 페이스북 전문

친구가 산재로 사망했습니다. 만 23살입니다. 하루 평균 7명이 산재로 희생된다고 하지만 그게 제 주변 친구가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일주일 동안은 무언가를 할 엄두가 안나 이제야 글을 씁니다.

사고 현장은 평택항 신컨테이너 터미널이고, 사고는 FRC에서 발생했습니다. FRC는 개방형 컨테이너로, 날개를 접었다 폈다 해서 락(Rack) 구조를 만드는 컨테이입니다. 여러 개의 날개가 있으며 날개 하나의 무게는 300kg 정도 됩니다. 안전핀이 존재하며 정과 해머 등으로 제거해야 합니다.

4월 22일 FRC 작업을 도와달라는 원청(주식회사 동방)의 요청이 있었고, 친구는 FRC의 안전핀을 제거하고 원청 직원 지시로 FRC 내부의 나무 합판 조각을 정리 중이었습니다. 당시 지게차 기사 A씨는 지게차를 이용해 친구가 청소하던 반대편 FRC의 날개를 접기 시도, 날개가 접히면서 발생한 진동에 의해 반대편 FRC의 날개가 접히면서 300kg의 무게가 친구를 덮쳤습니다.

사고 과정에 너무나 많은 문제점과 부당함이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계속적으로 반복되는, 충분히 예방 가능했던 것만 나열하겠습니다.

문제점1. 전반적인 안전관리 미흡
친구는 해당 작업을 처음 해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현장에는 안전관리자, 신호수가 없었으며, 안전장비도 지급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사전에 현장에서 어떠한 안전 교육도 없었습니다.


문제점2. 구조물 불량
FRC 날개의 무게는 300kg입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증언에 의하면 FRC 컨테이너 구조물은 고장 난 것이 아닌 이상 간접적인 충격, 진동에 의해 쓰러질 수 없다고 합니다.


문제점3. 원청의 무리한 작업 지시
FRC 작업을 하던 노동자들에 의하면, 나무 합판 조각은 원래 정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애초에 안전핀을 뽑은 상태에서 그 안에 들어가 청소를 시켰다는 것은 컨테이너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원청 직원은 친구에게 나무 합판 잔해 정리를 지시했습니다. 현재 원청 측은 작업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원청 직원이 두 번이나 나무 합판 조각 잔해를 정리하라고 지시했다는 증언이 존재합니다.)

문제점4. 초동대응 미흡
사고 발생 시 바로 119로 신고하지 않고, 사내 보고가 먼저 진행됨에 따라 신고가 늦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3단계에 걸친 보고 과정이 있었다고 합니다.
해당 작업에 대해 아무런 경험이 없는 친구에게 어떠한 안전교육도 없이, 수신호자 없이, 명백하게 위험한 구조물에 들어가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지시했습니다. 그 위험한 구조물은 불량이었고 결국 300kg의 무게가 친구를 덮쳤습니다.


안전관리 미흡, 시설물 불량, 무리한 작업지시, 즉각 신고하지 않고 원청에 보고를 거치는 시스템 등은 산재사고의 전형적인 원인들입니다. 예측과 예방이 불가능한 것들이 전혀 아닌데, 하면 되는 건데, 돈 아낀다고 뭐 좀 더 남겨 본다고 이걸 안 하고 또 반복해서 사람이 죽었습니다. 같은 이유로 사람이 계속 죽는데 왜 바뀌지 않는 건가요. 왜 책임자들은 제대로 죗값을 치르지 않나요. 죽음마저 교훈이 될 수 없다면 대체 뭘 어떻게 해야 바뀔 수 있는 걸까요.

해당 사건에 대해 원청인 주식회사 동방은 친구에게 작업을 지시한 적이 없고, 작업자들이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오히려 문제 제기를 하며, 현장에서 노동자들에게 문제는 없었는지 확인해 보겠다는 등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요즘처럼 무기력함을 느낀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몇 년 전 고 김용균 전국민 추모제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지만 누구나 겪어야 되는 일은 아니라는 말을 한 적 있습니다. 그런 말을 했던 저조차 사실은 정말 이렇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인 줄 몰랐습니다.

5월 5일 현재 입관절차만 진행되었고 14일째 평택 안중 백병원장례식장에서 빈소를 유지 중입니다. 빈소 안내판에 새로운 사람들 이름이 오르고, 사라지는데 친구 이름만 14일째 그대로입니다. 친구들과 가족들이 향이 꺼지지 않도록 밤새워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친구가 얼른 사고 책임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받고 차가운 냉동고에서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일(5월 6일) 원청인 평택 동방 앞에서 10시 30분에 기자회견을 진행합니다. 현재 보도량이 매우 적습니다(3건). 묻히지 않도록 관심 부탁드립니다.

+) 원청인 동방에 직접 관리 책임이 있는 곳은 해양수산부입니다. 동방은 해수부의 지시와 규정을 따라야 하는 구조입니다. 국가기관 부터가 안전관리에 소홀했고, 책임과 의무를 다 하지 않았습니다.

사진은 사고가 발생한 평택항 FRC컨테이너 모습입니다.



피해자 가족이 올린글



2주간 일어난 산재 사건들

이것들이 다 2주사이에 일어난 산업재해들이라고 하는데요. 평택항사건은 그래도 조금씩 말이나오고있어서 다행이지만, 우리가 모르고, 기사도 몇개 안나는 산업재해들이 너무 많은듯 합니다. 이번 평택항 사건 처럼 이슈화되긴 하비만 늘 사고는 반복되기에 청원을 통해 확실히 뭔가 대책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드형(광고전용)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